며칠전 친구들과 수도산은 수도암에서 가까우니 피서겸해 가자는 말에 한 삼십분이면 오를수 있으리란 기억에 동의하는 마음이 생겨 함께 하기로 했다.
약속한 날이 점점 가까워 오는데 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너무 힘들 것 같아 여러차례 취소를 건의했으나 요지부동이다. 할수없이 맘 편히 먹고 함께했다
사실 수도산은 나에게 추억이 많은 산이다. 수도 ㅡ 가야 종주는 지리산 종주와 맞먹는데 처음엔 멋모르고 이수원선생님이랑 아무 계획없이 가야산을 올랐다가 마음이 내켜 수도산까지 종주를 했고 코오롱, 자유산악회를 따라 두번했다. 그당시는 정말 산이 좋아 그렇게 즐겼는데 지금은 모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겨울 눈산행으로 수도 ㅡ 양각 ㅡ 흰데미산을 거쳐 거창 우량마을로 내려가다가 양각산을 착각하는 바람에 라이트도 준비안된 상태에서 야간산행을 면하려고 달리다시피 하산한 기억 등 그날이후 겨울산행에는 반드시 라이트가 필수품이 되었다.
이 모든 얘기가 적어도 한 십년전 얘기이니 수도산 산행은 옛 기억이 되살아나는 산행이 되어 감회가 새로울수 밖에 없다.
오랜기억이라 착오가 심해 한 삼십분이면 오르리라 생각했던 산행이 거의 두시간은 걸린다. 생각보다 청암사까지 거리가 4킬로 정도밖에 안되니 그것도 할만하단 생각이 든다.
야생화 사랑이 발길을 더 늦추었고.
등산하기 전의 걱정보단 날씨가 시원하고 에어컨 바람까지 불어주니 오히려 즐겁기까지 하다. 거기에 옛 생각에 잠기며 가니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등로에 떨어진 생소한 꽃이 산목련이란 스님 말씀, 수도암 암자 앞의 예쁜 꽃이 한련화란 말이 야생화의 폭을 넓혀준다
날씨가 흐려 조망은 제대로 볼수 없었고. 수도-가야 종주시 단지봉은 참 반가운 산이었는데...
등로는 예전과 달리 김천시에서 잘 닦아 뒀다. 내려오는 길에 촌두부에 막걸리 한잔 하고 지례를 거쳐 돌아왔다.
내머리가 이상한지 그때도 이런 큰 암자가 있었나 싶다.
한련화, 암자 앞마당에 예쁘게 피어 눈을 기쁘게 한다.
대웅전은 아주 오래된 고찰의 느낌을 준다.
단풍 두그루가 연지로 엮어있다. 모습이 아주 오랫만에 만난 연인들이 포옹하는 듯하다.
등로를 안내하는 지도를 보며 수도암 - 청암사 등산도 한번 해볼만하단 생각이다.
함께한 님도 열심히 사진을 남긴다.
산행에티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