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출간한 책을 저자가 2014년 복간한 책이다. 아마 그때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의 방영으로 관심이 커진 탓이리라. 97년 출간한 이 책의 영향으로 대하드라마가 방영된지도 모를 일이다.
학교에서 배운 정도전은 그냥 조선 건국에 이바지한 사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대하드라마 방영으로 큰 관심을 끌었고 그의 진면목이 많이 알려졌다.
여말선초의 인물로 조선건국의 기틀을 쌓은 큰 공적이 있으나 이방원과의 정권다툼에서 패하여 사라진 인물.
정도전, 정몽주, 이성계, 이방원이 이 책의 주인공인 셈이다. 최영은 조연 정도..
초등학교에 다닐때 노래에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노래를 열심히 불렀는데, 이노래는 최영을 기리는 노래인데 왜 교과서에 실렸는지 궁금하고,
젊은 시절 10년을 유배생활로 보낸 정도전이 제 갈 길을 가면서 자기 운명에 대한 확신으로 이성계를 만나서 역성혁명을 이끌어냈다.
이성계와 최영의 관계, 정몽주와 정도전, 정도전과 이방원, 이성계와 이방원의 인간관계,
최영은 이성계에게 패한 것이 첫패배이고 마지막이다. 정몽주와 정도전은 고려의 개혁이란 뜻은 같았으나 고려를 유지한 개혁과 역성혁명에서 갈라지고, 부자간인 이성계와 이방원은 명의 주원장의 지원을 받은 이방원의 승리, 이성계는 나라를 세웠으나 권력을 아들에게 빼앗기고 상왕으로 물러간다. 권력의 냉엄함이 느껴진다.
정도전은 경복궁 건설 등 조선 건국의 최고의 공신이지만 태종과의 권력다툼에서 패해 만고의 역적이 되어 고종때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며 복권되었으니 조선왕조 내내 금기어였던 셈이다. 영조, 정조, 대원군만이 정도전을 좋게 평가했다하니,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후 4년간의 정지작업을 하고 조선을 세웠다. 서서히 완벽히 준비한 셈, 정도전, 이방원이 없었다면 뜻을 접을 수도 있었다.
조선개국을 반대하다 죽은 정몽주의 묘는 왕릉에 버금가게 조성되어 있으나 정도전은 난리통에 다행하 시신은 수습하여 무덤을 조성하였으니 관리가 되지않아 장소가 지금 우면산 북쪽자락이라는 기록을 근거로 봉화정씨문중에서 찾아낸 무명씨의 묘에서 몸통없는 두개골이 발견되었다. 아마 정도전의 유골일 가능성이 있단다.
자기확신으로 역성혁명에 성공한 일, 왕권보다 신권우위의 사상, 민본주의, 미수에 그친 요동정벌(이 때문에 주원장에게 당한 셈이다)..
평생을 천려(千慮)를 다해 흐트러짐없이 살았던 의인 정도전은 한번 실수의 우를 피하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이 하늘 탓만 아니다라는 저자의 말이 머리에 남는다.
천도(天道)는 무친(無親)이라, 하늘은 아무도 특별히 사랑하지 않는다. 인의의 사람이라하여 특별히 도와주는 바도 없고 불의의 사람이라 하여 앞길을 가로막지도 않는다. 이기고 지는 것은 인간의 책임일 뿐이다.
오히려 역사는 인의의 길을 가려는 자에게 더 냉혹한 경향이 있다. 역사는 그 한때의 흐트러짐을 용납하지않고 정도전에게 준엄한 책임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