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인) 2019. 11. 23. 18:06

고향 인근에 선성수상길이 있는데 볼 만하다는 얘기를 여러번 들어서 이번에 집에 이틀 묵으면서 다녀왔다.

가을날 오후 3시경 갔는데 가을단풍에 일몰, 안동댐 위에 떠있는 부교 등이 멋지게 어울려 블로그에 남겨본다.


어릴때 예안까지 가는 것은 대단한 여행이었다. 집에서 8킬로(20리) 떨어져 있는데 국민학교 6년동안 다니면서 딱 한번 가봤다. 어린 시절 8킬로를 걷는다는 것은 먼 거리이다. 우리학교 핸드볼부가 예안에서 시합이 있어 걸어서 응원하러 갔는데 응원후 중화요리집에서 처음 먹은 짜장면 맛이(특히 짜장) 오랫동안 머리에 남아 지금도 짜장면을 좋아한다.

어린 시절 예안은 내 고향보다 훨씬 번화한 곳이었는데 세월이 흘러 안동댐 건설로 옛 예안면소재지는 수몰되고 위에 신예안을 조성했는데 이마저도 도산면으로 행정구역이 개편되고 호수 건너편이 예안면으로 남아있다.


선성(宣城)은 예안의 옛이름인데 나도 많이 들어본 이름은 아니다. 문화단지에 근무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능선이란 사람이 이 지역을 고려 태조에게 바쳤는데 그 이름의 마지막 글자인 선(宣)과 성(城)을 합쳐 이능선의 성이란 뜻으로 예안을 선성이라고 불리어진단다. 예안이씨, 예안김씨의 본향을 선성으로도 쓴단다. 경기도지사 이재명이 예안이 고향인걸 보면 아마 예안(선성)이씨 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댐이 만들어지고 도산서원을 중심으로 유교 관련 관광자원을 개발하면서 선성 수상길이 만들어진 모양인데 안동선비순례길의 일부이다. 퇴계예던길, 선비순례길 등 여러 올레길이 있어서 혼란스럽긴 하다. 우리집 앞으로도 선비순례길이 지나간다.

 

옛 선성현 관아의 모습을 재현하여 문화단지를 만들었다. 안내판에 주변 관광지를 안내하였는데 도산서원, 이육사문학관, 산림과학박물관, 호반자연휴양림, 국학진흥원, 농암종택 등을 안내해 두었다. 내가 보기엔 온혜의 노송정, 온계종택도 좋은 관광자원이란 생각이 든다, 옛 고택이라 솟을 대문도 있고.. 그리고 도산온천, 청량산도 모두 가까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호수 위에 부교로 설치된 수상길이 펼쳐진다. 월천서당까지 5.4킬로인데 월천서당 부근은 공사로 아직 미개통이다.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려했는데 해가 짧아서 한계점까지 가지는 못하고 되돌아왔다. 가을단풍과 푸른 가을하늘이 어울려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월천(月川)은 조목(趙穆)의 호인데 퇴계의 수제자이며 퇴계 사후 도산서원을 만들고 퇴계의 자료를 정리하는 등 많은 일을 했단다.

 

수상길 중간쯤 오니 옛 예안국민학교 터라면서 옛사진을 게시해 두었다. 예안국민학교, 중학교 , 예안고등학교 모두 폐교되었다. 우리마을엔 중학교가 없었는데 예안은 중학교도 있었다. 우리 친구들은 많이 예안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뒤늦게 생겼다가 없어졌다.


단풍, 석양과 어울린 모습이 좋아 여러장을 찍었다. 카메라를 안 갖고온것이 후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