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인) 2019. 1. 14. 17:03

2019년 기해년 크로바산악회 첫 산행이고 나의 첫산행이다. 올해도 산행기록이 작년처럼 많을 것이다. 새해가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3일이 지났다. 크로바는 회장도 바뀌고 정회원으로 가야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있는데 바다가 부회장이라 가자하니 망설임없이 화자, 명과 함께 일찌기 마음을 정했다.

덕유산은 참 오랫만이다. 구미고 교감시절에 선생님들과 온 것이 마지막 같은데 아마 한 10년 전이 아닐까? 블로그를 뒤져보면 알수 있지만 거의 그 정도는 되었을 듯 하다. 향적보 1615미터이던가? 그렇게 기억된다.

안성지구에서 정상을 찍고 구천동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는 산행계획은 아마 17-8킬로는 될 듯하다. A,B코스는 모두 구천동에서 케이블카로 오르니 그럴수는 없고..



아침 7시에 출발하여 추풍령휴게소에서 아침을 때우고 깜빡 한잠 자고나니 산행들머리 안성탐방로에 도착한다.  화자와 명은 왕복을 케이블카를 탄다고 계속가고 수선화, 바다 등과 함께 내린다. 오늘 날씨가 따뜻하다는 예보도 있었지만 추위를 전혀 느낄수 없다. 다만 궁금한 것은 며칠전 비가 조금 뿌렸는데 정상에 눈이 쌓였는가가 궁금하다. 모두 설산이기를 바라는 눈치이다.

 

지난번 산행때 바위에서 미끌어진 적이 있어서 아이젠을 새로 하나 샀다. 아이젠 날이 날카로와 눈길을 별 어려움이 없이 올라간다. 패딩과 바람막이로 단단히 무장하고 오다가 더위에 패딩을 벗어 배낭에 넣는다. 배낭도 하나 사서 공간이 넉넉하니 편하다.

 

계곡에 눈이 제법 쌓여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해발고도가 높아지니 나뭇가지에 설화가 예쁘게 피어있다. 참 오랫만에 보는 광경이다. 10여년전에 문복산인가 갔을때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흰색은 평화를 의미하는 모양이다. 마음이 그저 즐겁다. 반면 눈이 검은색이라 상상하면 마음이 어두워질 것이 분명하다. 흰색은 희망, 즐거움, 검은색은 절망, 죽음일까?

 

동엽령이다. 한참을 올라왔는데도 남덕유산이 10킬로가 넘는다. 백두대간은 동엽령에서 향적봉을 가지않고 방향을 튼다. 다시 말하면 덕유산 향적봉은 백두대간이 아니다. 벌써 백두대간을 마친지도 14년이 지났다. 그때는 산에 중독되다시피 했는데 지금 돌아봐도 그때의 기억이 아름답다. 설화가 파란하늘을 바탕으로 드러나니 퍽 아름답다 모두들 사진촬영에 바쁘다. 우리도 한 컷 남기고.. 날씨가 따뜻하여 일부는 녹기 시작한다. 해발이 1200-300은 되는데 워낙 날씨가 푸근하다. 금년은 여름이 그렇게 덥더니 겨울은 푸근하네..

 

중봉이다. 향적봉을 가고 싶은데 일행 모두 의견이 오수자굴로 백련사로 내려가잖다. 오랫만에 향적봉을 찍고 싶었는데 그쪽보다 길이 부드럽고 짧다고 해서 향적봉을 포기하고 중봉에서 멀리있는 향적봉을 사진으로 담아본다. 화자에게 그리로 안간다는 문자를 주고..

연초에 휴일이고 날씨가 따뜻하니 정상은 인산인해이다. 한국은 등산이 국기라 해도 손색이 없다. 산악지형이 많으니 국민건강관리에도 참 좋다. 여기저기서 돗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다. 우리도 중봉을 오르기 조금 전에 7-8명이 모여 요기를 했다. 모두 한두가지 반찬을 내니 진수성찬이 된다. 커피도, 술잔도 주고받고 한다. 예전에 정상의 김치맛, 막걸리 맛에 산을 오른다는 생각조차 했는데..

 

오수자굴로 내려오는 길도 눈길에 경사가 있고 바위들이 있어서 만만찮았다. 오수자굴은 과거 계조굴이었는데 오수자스님이 득도한 이후 이렇게 이름이 바뀌었단다. 굴 안에는 거꾸로 크는 고드름이 너무 특이하다. 그것도 아주 굵게..

 

백련사를 내려오니 편안한 길이 나온다. 그래도 산행 날머리까지는 6킬로나 된다. 오랫만에 백련사를 들러 이것저것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하니 일행과 떨어진다. 사무장이 어사길이 좋다길래 한번 걸어보고.. 백련사는 신라시대 백련선사가 기거할 때 흰 연꽃이 피어서 지었다는 설이 있단다. 6.25때 불탄 것을 1960년대에 복원했단다.

 

주차장까지 오는 동안 구천동수호비가 보인다. 빨지산들의 토벌때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기념비이다. 이 지역도 빨지산이 심했던 곳으로 생각된다. 야영장매표소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치고 산악회에서 준비한 하산주 라면과 간단한 음식을 먹고 귀가한다. 2시간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

 

오랫만에 장거리 산행을 했다. 20킬로이면 백두대간 한구간의 거리이다. 그것도 눈길을 아이젠을 신고 했으니 더 부담이 되는데 그래도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인지 무릎, 근육에 큰 무리는 가지 않는다. 이젠 긴 무리한 산행은 자제해야지!!

 

사진